'크리에이터'…곱씹어볼 AI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영화 '크리에이터' 포스터
영화 '크리에이터' 포스터

#“이것은 인류의 존망이 걸린 싸움입니다.” 니르마타란 단어의 뜻이 ‘창조자’임을 알려주는 자막이 나오고 로봇공학에 대한 흑백뉴스로 시작된다. 인공지능(AI)이 고도로 발전을 거듭한 끝에 로봇의 몸에 인간의 정신이 융합된 시뮬런트가 등장한다. 결국은 인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AI가 LA에 핵폭발을 일으키고, 인류와 AI 간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는 실종된 아내의 단서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인류의 작전에 합류한다. 인류를 위협할 강력한 무기와 이를 창조한 ‘창조자’를 찾아 나서고, 그 무기가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란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인간과 고도화된 AI 간 치열한 대립을 그려낸 AI 블록버스터 ‘크리에이터’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2023년 10월 국내 개봉한 인공지능 SF 영화인데요.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크리에이터’에서 생생하게 묘사된 미래상은 최근 펼쳐지고 있는 AI 기술의 진보와 맞물려 새로운 화두를 던져줍니다.

영화 속의 인류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금 사람들의 모습과 닮은 꼴입니다. ‘크리에이터’에 등장한 AI는 인간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자 스스로 방어태세를 갖추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단순히 입력된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자아를 가진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학계는 오래 전부터 AI가 따라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능력으로 '응용력'을 꼽았습니다. 응용력은 새로 배운 개념을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지식과 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행동을 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AI의 기술 진보는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흡수하는 수준을 넘어 창작의 영역에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AI가 풀 수 없는 난제로 꼽혔던 영역마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죠. 이는 앞으로 AI 개발에 대해 신중함이 필요한 시점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류를 위해 존재해야 할 AI를 가짜뉴스 생성에 악용한다던가,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짜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유포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금 많은 것을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크리에이터’는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는 작품일 것입니다.

AI가 도구로 활용되거나 새롭게 자아를 깨우친다고 하더라도, 인류와 갈등을 빚는 존재가 될지는 궁극적으로 AI를 둘러싼 사람의 규범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마치 '크리에이터' 속 '알피'에게 부모가 필요했듯이 말입니다. 결국 모든 첨단 기술은 사람이 얼마나 올바르게 사용하는 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신작으로 새로운 세계관, 풍성한 볼거리와 진한 여운까지 가득한 '크리에이터'는 디즈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니어전자 뉴스팀 j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