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폐아동과 부모 소통돕는 AI '액세스톡' 개발

KAIST가 개발한 액세스톡 시스템. 자폐 아동에게는 개인화된 어휘 카드를, 부모에게는 문맥 기반 대화 가이드를 제공해 실질적인 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아동 자리에는 '대화전환 버튼'을 놓아 아동이 대화를 주도할 수 있게 했다.
KAIST가 개발한 액세스톡 시스템. 자폐 아동에게는 개인화된 어휘 카드를, 부모에게는 문맥 기반 대화 가이드를 제공해 실질적인 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아동 자리에는 '대화전환 버튼'을 놓아 아동이 대화를 주도할 수 있게 했다.

“연구 참여한 부모들은 '처음으로 아이와 진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고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최소 발화 자폐 아동(MVA)'과 부모 간의 대화를 도와주는 인공지능(AI) 소통도구가 개발됐네요.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은 “진짜 대화를 아이와 처음 나눌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는 소식입니다.

AI 기반 소통도구 '액세스톡(AAcessTalk)'에 관한 얘기입니다. '액세스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팀이 '네이버 AI랩' '도닥임 아동발달센터' 등과 협력해 개발했어요.

이 연구는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ACM CHI 2025'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어요.

ACM CHI(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25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에서 세계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학술대회예요. 올해는 약 5000편의 논문잉 출품돼 1200여 편이 채택됐고, 그 중 상위 1%에만 최우수 논문상이 수여됐어요. 특히 '인간과 AI 간 상호작용(Human-AI Interaction)'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50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참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로 치러졌다는군요.

기존에도 부모와 자폐아동 간의 대화를 돕는 도구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림이나 글자가 적힌 카드 정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한된 카드 소통만 가능했고, 아동의 관심사나 미묘한 감정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했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아동에게는 관심사와 상황 맥락을 반영한 개인화된 단어 카드를 실시간으로 추천하고, 부모에게는 상황에 따른 대화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설계했어요.

특히 아동이 의사소통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죠. 평소 의사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던 아동이 대화 주도권을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게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큼직한 '대화 전환 버튼'을 통해 아동이 대화를 시작하거나 종료할 시점을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 또 “엄마는요?”라는 질문 버튼을 눌러 부모 생각을 먼저 물을 수도 있어요.

2주일 동안 11곳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현장 연구에서 부모들은 AI가 제공하는 대화 가이드를 통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이던 소통 패턴에서 벗어나 보다 풍부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네요. 아동 역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며 주도적으로 대화를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군요.

한 부모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단어를 사용해 놀랐으며, 이를 통해 아이의 언어 능력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가슴 뭉클한 소감을 전했어요.

앱 연구에 참여한 홍화정 KAIST 교수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단순히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가족 간의 진정한 연결과 이해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어요.

이어 “연구팀은 앞으로도 신경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람 중심의 기술 개발에 지속해 나갈 계획이며,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질적 기술 적용과 사용자 경험 기반의 연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어요.

한편 이번 연구는 최다솜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박사과정 학생이 네이버 AI랩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얻은 결과예요. 이번 연구를 다룬 논문의 주저자는 최다솜(KAIST, 네이버 AI 제1저자), 박소현(네이버 AI랩)·이경아(도닥임 아동발달센터)·홍화정(KAIST)·김영호(네이버 AI랩, 교신저자)입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버 AI랩의 인턴십 프로그램과 한국연구재단의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위한 생성형 AI 기반 보완 대체 의사소통 시스템의 개발 과제에 대한 지원으로 진행됐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