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핫픽 - 스타링크, 왜 하려는 걸까?

스타링크 위성 / 엑스 @SpaceX
스타링크 위성 / 엑스 @SpaceX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가 우리나라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뉴스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미 초고속 인터넷이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서, 스타링크는 왜 이 사업을 하려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스타링크가 어떤 서비스인지 그리고 왜 한국 시장에 들어왔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기준, 스타링크 2세대 위성군(약 3만 기) 계획을 시각화한 자료. / ESO
2022년 기준, 스타링크 2세대 위성군(약 3만 기) 계획을 시각화한 자료. / ESO

스타링크는 어떤 서비스?

스타링크는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저궤도(LEO)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우주 공간에 수천 개의 소형 위성들을 띄워 지구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게 하는 초고속 무선망입니다.

▲위성 네트워크 구조

스타링크는 지상에서 약 500km 전후의 낮은 고도에 위성을 배치해 운용합니다.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보다 신호 지연이 훨씬 적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요.

2025년 기준으로 9,000개 이상의 위성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고, 매일 추가 발사가 진행되며 전 세계를 덮는 네트워크를 구축 중입니다.

위성이 많을수록 더 넓은 지역을 끊김 없이 연결할 수 있고, 여러 위성이 동시에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속도와 안정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스페이스X는 최종적으로 수만 개까지 위성을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점점 더 촘촘하고 강력한 글로벌 인터넷망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속도와 연결성

스타링크는 수십~수백 Mbps급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합니다.

이동형 단말을 쓰면 캠핑카, 배, 이동 중인 차량 등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합니다.

특히 기존의 위성 인터넷보다 전송 지연이 훨씬 적어서(대략 20~40ms), 영상 통화나 실시간 게임 등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커졌어요.

▲해상·항공 서비스

스타링크는 해상에서도 뛰어난 커버리지와 안정성을 보여 상선, 여객선, 요트 등 광범위한 해양 지역에서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먼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서도 영상 통화나 지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운항 안전과 선원 복지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죠.

또한 일부 항공사들은 비행기 안에서도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위한 인-플라이트 서비스로 스타링크를 도입하기도 했어요.

스타링크가 추진하는 다이렉트-투-셀 시스템. 통신 사각지대에서 스마트폰만으로 위성에 직접 연결해 원활한 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 엑스 @SpaceX
스타링크가 추진하는 다이렉트-투-셀 시스템. 통신 사각지대에서 스마트폰만으로 위성에 직접 연결해 원활한 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 엑스 @SpaceX

왜 한국에 들어왔을까?

스타링크가 이미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한국에서도 서비스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전략과 필요가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① 통신 사각지대

우리나라는 대부분 지역에 광케이블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과 5G 무선망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지역, 산간지역, 일부 해상 및 외딴 곳에서는 여전히 통신 품질이 낮거나 연결이 어려워요.

스타링크는 이런 통신 사각지대까지 연결 범위를 넓힐 수 있어, 디지털 소외 문제를 줄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전파법 등 기술 기준을 정비하면서 진출의 길을 열어준 점도 한국 진출의 중요한 배경입니다.

② 산업·공공 활용 수요

한국은 해상 운송, 어업, 관광 산업, 재난 대응 등에서 통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수요가 큽니다.

기존 해상 통신망은 3G급 속도에 머물러 영상 통화나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빠른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스타링크는 이런 환경에서도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해 해운·항공·긴급 구조 활동 등 여러 산업 적용이 기대됩니다. 게다가 비행기나 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형 이동체에서도 안정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 이같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플로리다에서 팰컨 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 29기를 발사하는 장면. / 엑스 @SpaceX
플로리다에서 팰컨 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 29기를 발사하는 장면. / 엑스 @SpaceX

③ 글로벌 사업 전략의 일부

스타링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155여 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빠르게 신규 시장을 확대 중입니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를 많이 팔겠다”는 의미를 넘어, 전 세계 통신 네트워크의 일부로 자리잡고자 하는 전략이에요. 한국처럼 인프라가 잘 갖춰진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스타링크의 글로벌 커버리지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또 향후 위성 기반 모바일 네트워크, 우주 데이터 센터, 다이렉트-투-셀(휴대폰 직접 연결 기술) 등 추가 기능과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준비도 진행되고 있어, 한국은 이런 미래형 통신 시장의 시험 무대이자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어요.

④ 경쟁 촉진과 협력 가능성

스타링크의 진출은 KT, SKT, LGU+ 등 국내 통신사들에게 새로운 경쟁 동기를 제공합니다.

이것은 단지 경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통신망과 위성망 간 협력, 통합 네트워크 구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죠.

통신 기술이 발전할수록 지상망 + 저궤도 위성망의 연계는 6G 시대와 같이 더 높은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타링크의 미니킷. 휴대 가능한 소형 위성 인터넷 단말기로 전원만 연결하면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 스페이스X
스타링크의 미니킷. 휴대 가능한 소형 위성 인터넷 단말기로 전원만 연결하면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 스페이스X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화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은 통신 환경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기존 통신망과 경쟁하며 더 나은 품질과 가격을 기대할 수 있고, 섬·산간·해상 등 연결이 어려웠던 지역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연결 기회가 생기게 되니까요.

일각에서는 이번 진출이 단순한 인터넷 사업을 넘어, 테슬라 생태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테슬라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자율주행 데이터 전송, 차량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한국 전역에 끊김 없는 연결망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거죠.

앞으로 휴대폰 직접 연결 기술, 드론·선박·비행기 네트워크, 재난 대응 통신 등으로 이어진다면 우리의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 통신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지상망과 우주 기반 인터넷이 함께 공존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어요. 한국에서 시작된 스타링크 서비스는 바로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첫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죠.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