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전기 없어도 빛으로 연산하는 광컴팅 소자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의 모식도와 OR, AND, NAND, NOR, NOT의 논리연산 결과.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의 모식도와 OR, AND, NAND, NOR, NOT의 논리연산 결과.

전북대학교 박유신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서강대학교·동국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전기가 없어도 빛만으로 연산할 수 있는 새로운 광컴퓨팅 소자를 개발했어요.

연구팀은 2022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전기 없이 빛만으로 연산하는 소자를 처음 선보여 한 개의 소자로 5가지 기본 논리연산을 구현한 바 있어요.

이번 연구의 핵심은 특수소재(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안에서 전하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조절해 들어오는 빛의 세기와 위치만으로 전류의 플러스 마이너스 극성방향이 바뀌도록 만든 것이예요. 하나의 소자만으로 AND, OR, NOT 등 모든 기본 논리 연산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수행할 수 있죠. 연구논문의 제1저자는 KU-KIST 융합대학원의 박사과정생이예요 .

특히 전압을 0볼트(V)로 설정해도 동작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즉, 전력을 거의 쓰지 않는 광(빛) 기반 컴퓨팅이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준 거죠.

이번 기술은 복잡한 회로나 다수의 트랜지스터가 필요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소재 자체의 특성을 이용해 연산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어요. 이는 소형 기기나 배터리 사용 영역에서 특히 중요한 저전력·고집적 광컴퓨팅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줘요.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제조, 헬스케어, 환경·안전 모니터링 등 다양한 실생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죠. 다만, 실제 제품으로 쓰기 위해서는 내구성, 수명, 패키징, 칩 연결성 등을 추가 검증해야 하는 과정은 남아있어요.

연구팀은 이를 위해 소자 배열화→신뢰성 평가→시스템 통합 순서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는군요.

박유신 전북대 교수는 “복잡한 회로를 많이 쌓지 않고도, 소재 자체의 성질만으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센서가 곧 연산을 수행하는 즉, '보고 바로 판단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