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창업한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에 7500억원 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주인공은 KAIST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창업한 기업 소바젠(각자대표 박철원·이정호)이예요. 난치성 뇌전증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혁신적인 RNA 신약 후보를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와 총 7500억원 규모 기술 수출계약을 맺은 거죠.
이번 성과는 KAIST 기초 의과학 연구에서 출발한 혁신적 발견이 실제 신약 개발과 세계 시장 진출로 이어진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어요.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과 악성 뇌종양 같은 치명적 뇌 질환 원인이 '뇌 줄기세포에서 생긴 후천적 돌연변이(뇌 체성 돌연변이)'인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네이처와 네이처 메디슨 등에 2015년, 2018년 발표한 바 있어요.
이후 신약 개발 전문가인 박철원 소바젠 대표와 함께, 뇌전증 원인 돌연변이 유전자인 MTOR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RNA 신약(ASO)을 발굴했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까지 입증한 거죠.
특히 이번 성과는 의사이면서 기초 연구를 집중 수행하는 '의사과학자'인 이정호 교수가 중개 연구와 벤처 창업을 결합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기초 연구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창업 기업을 통해 세계 최초 신약(혁신 신약) 후보로 발전하고,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죠.
박상민 소바젠 수석연구원(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은 “질병 원인 규명부터 신약 개발, 글로벌 기술 수출까지 모두 대한민국 과학의 힘으로 가능했다”고 밝혔어요. 또 박철원 대표는 “학교 주요 관계자들이 의과학대학원과 교원 창업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주신 덕분에 이번 성과가 가능했다”고 강조했어요.
이정호 교수는 “국내 의과대학은 환자 진료 중심 문화인 반면, KAIST는 혁신과 산업화를 중시하는 연구 문화를 갖추고 혁신적 기초 연구와 신약 기술 수출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성과가 앞으로 KAIST 의과학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기존에 치료제가 전혀 없던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동시에 한국 의과학과 바이오벤처가 '혁신 신약 개발'이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군요.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성과는 KAIST가 추구해 온 '기초에서 산업으로'라는 연구 철학이 의과학 분야에서도 현실로 구현된 대표적 사례”라며 “KAIST는 앞으로도 도전적 기초 연구를 통해 인류 건강과 미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