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연구팀 “생후 2개월 아기도 사물을 구분한다”

생후 2개월 된 새디와 엄마 / Cusack Lab.(C) 2026.
생후 2개월 된 새디와 엄마 / Cusack Lab.(C) 2026.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된 아기도 주변에 보이는 사물들을 범주화(categorization)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신경과학연구소(TCIN) 클리오나 오도허티 박사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 신경고학(Nature Neuroscience)에서 생후 2개월 아기에게 다양한 물체 사진을 보여주며 뇌 활동을 촬영하고,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도허티 박사는 이 결과가 시력과 경험이 제한적인 생후 2개월 된 아기도 이미 복잡한 시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영아의 시각 발달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간은 생후 첫해 동안 물체를 인식하고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런 과정은 이후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 뇌에서 언제부터 발달하는지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어요.

연구진은 아기들의 인지 능력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주로 특정 사물을 응시하는 시간 같은 행동 지표에 의존해 이루어져 왔는데, 이런 행동은 더 어린 연령대에서는 측정이 어렵고 신뢰도도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생후 9개월 된 오브라이언과 엄마 / Cusack Lab. (C) 2026.
생후 9개월 된 오브라이언과 엄마 / Cusack Lab. (C) 2026.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깨어 있는 아기들에게 직접 물체 사진을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뇌 활동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한 뒤 이를 AI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영아의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을 밝히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생후 두 달 된 영아 130명에게 소음 차단 헤드폰을 착용하게 하고 편안하게 눕힌 뒤, 15~20분간 동물(고양이, 새 등), 사물(고무 오리, 쇼핑 카트 등), 식물(나무 등)처럼 흔한 물체 12가지를 보여주며 뇌 활동 패턴을 촬영했습니다.

그다음 사물을 종류별로 구분하도록 학습된 AI 모델과 아기들의 뇌에서 나타난 활동 패턴을 비교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기들의 뇌가 서로 다른 물체를 어떻게 구분해 인식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생후 2개월 된 영아의 시각피질(visual cortex)과 복측 측두 피질(ventrotemporal cortex) 등 시각 인식 경로에서 물체의 범주에 따라 일관된 신경 활동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런 패턴은 생물과 무생물에 따라, 또 물체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어요. 이런 차이는 성인의 시각 인식 경로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시력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세상에 대한 경험도 매우 제한적인 생후 2개월 된 영아가, 이미 사물을 범주별로 구분하는 수준의 시각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오도허티 박사는 “부모와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아기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기들이 주변 세상을 볼 때 실제로 무엇을 보는지 궁금해해 왔다”며 “이 연구는 생후 첫해 동안 뇌 기능이 얼마나 풍부한지 보여준다”고 말했어요.

출처 : Nature Neuroscience, Cliona O'Doherty et al., 'Infants have rich visual categories in ventrotemporal cortex at 2 months of age'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