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늘려도 선명한 '스트레처블 OLED' 구현

늘려도 선명한 '스트레처블 OLED' 개념 AI 생성 이미지 / KAIST
늘려도 선명한 '스트레처블 OLED' 개념 AI 생성 이미지 / 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국·중국 공동연구진이 늘려도 밝기가 떨어지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축성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를 구현했습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미국 시카고대학교, 중국 쑤저우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늘어나도 전기가 끊기지 않는 새로운 전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전극은 OLED에서 빛을 내기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부품입니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액체 금속 음극(전자를 공급하는 전극)'을 적용해 성능 저하 없는 차세대 신축성 OLED를 구현했습니다.

기존의 신축성 OLED에서는 전자를 잘 공급하면서도 자유롭게 늘어나는 음극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전기가 잘 통하는 재료는 딱딱하고, 잘 늘어나는 재료는 전기 전달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시된 하이브리드 액체금속 전극의 구조 및 소자의 성능 / KAIST
제시된 하이브리드 액체금속 전극의 구조 및 소자의 성능 / KAIST

연구팀이 찾은 해답은 '액체 금속'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액체 금속 입자들을 촘촘히 쌓았습니다. 그런 다음, 그중 표면에 있는 입자들만 터뜨려 서로 이어지게 만들어 매끄러운 금속층을 형성했습니다.

이 구조의 아래쪽에는 여전히 작은 입자층이 남아 있습니다. 전기는 위쪽의 매끈한 금속층을 따라 안정적으로 흐르고, 아래쪽 입자층은 고무처럼 늘어날 때 충격을 흡수합니다. 그 결과 금속처럼 전기는 잘 통하면서도, 고무처럼 자유롭게 늘어나는 전극이 완성됐습니다. 화면을 늘려도 밝기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신축성 OLED는 비교적 낮은 전압인 3.0볼트(V)에서도 빛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9.5볼트로 구동했을 때는 최대 1만 7,670 칸델라(cd/m²)의 매우 높은 밝기를 기록했습니다. cd/m²는 화면이 얼마나 밝게 보이는지를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더 강한 밝기를 의미합니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 화면의 최대 밝기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전류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빛을 내는지를 나타내는 전류 효율도 뛰어났습니다. 이번 OLED의 전류 효율은 10.35 cd/A로, 지금까지 보고된 신축성 OLED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적은 전류로도 더 밝은 화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기존 신축성 OLED는 화면을 늘리면 전극이 손상돼 밝기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늘린 상태에서도 초기 밝기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동안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 온 '신축 시 밝기 저하' 문제를 크게 개선한 것입니다.

여러 차례 반복해 늘리고 줄이는 실험에서도 밝기와 전기적 성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이는 옷처럼 입거나 피부에 붙인 상태로 움직여도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상용화를 위한 내구성까지 확보한 셈입니다.

이번 기술은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소프트 로봇, 전자 피부,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 등 다양한 차세대 유연 전자기기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이원범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5년 12월 28일 자로 게재됐습니다.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인사이드 백 커버(Inside Back Cover)' 논문으로도 선정됐습니다.

※ 논문명: Hybrid Liquid Metal Cathode Enables High-Performance Intrinsically Stretchable OLEDs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