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남극 '심해 열수 시스템' 무인잠수정으로 세계 최초 관측 성공

아리아리호 심해 포착 / 극지연구소
아리아리호 심해 포착 /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남극권 중앙해령에 위치한 심해 열수 시스템을 무인잠수정으로 직접 관찰하고 시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중앙해령은 지구 내부 맨틀에서 녹아 나온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새로운 해양 지각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바닷속에 길게 이어진 거대한 산맥입니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이 마그마와 반응해 고온으로 가열된 뒤 다시 분출되는데 이를 '열수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열수가 분출하는 심해 환경에는 일반적인 바다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생명체들이 서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열수가 분출된 뒤 급격히 식고 침전되면서 구리, 아연 등 유용한 금속이 농축된 열수광석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 연구팀 /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 연구팀 /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남극 장보고기지에서 약 1천200㎞ 떨어진 해역으로 이동해, 수심 약 1천300m의 '날개' 해저산에 대한 무인잠수정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앞서 연구팀은 날개 해저산에서 해저면을 끌며 시료를 채취하는 장비인 드렛지를 활용해 경제적 가치가 높은 열수광석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탐사에서는 무인잠수정을 직접 투입해 당시 채집된 광석과 유사한 형태의 광석들이 해저면에 대규모로 분포해 있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이 지닌 자원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무인잠수정에 장착된 정밀 로봇 팔과 시료 흡입 장치를 사용해 자포동물, 해면동물, 극피동물 등 12개체의 심해 생물을 채집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확보된 시료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 생물들이 신종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남극 심해 열수 생태계가 어떻게 유지되고 작동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에는 박숭현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UST 서우석 박사과정생, 김보근 통합과정생, 원종필 박사과정생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