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새책 -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 시대의창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 시대의창

인류 역사에서 '핵무기' 사용 이전과 이후로 세계가 나뉜다고 할 만큼 핵무기는 우리에게 거대한 충격을 안겨 줬어요.

이 가공할 만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주인공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랍니다.

두 사람은 핵무기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아인슈타인은 대통령에게 원자폭탄의 가능성을 알려 프로젝트의 시작을 도왔고, 오펜하이머는 실제로 이를 제작해 낸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수장이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폭탄이 떨어진 뒤 두 사람이 느꼈던 감정은 영광보다는 깊은 부채감이었어요.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었지만, 남은 평생을 핵무기 통제와 평화 운동에 쏟으며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에 책임을 지려 노력했답니다.

이 책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두 천재 과학자의 삶을 6부에 걸쳐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1부와 2부에서는 아인슈타인이 핵무기 개발에 관여하게 된 배경과 함께, 그가 독일에서 겪은 반유대주의 상처를 딛고 어떻게 유대인 대학 설립에 헌신했는지를 다뤄요. 반면 3부와 4부에서는 오펜하이머의 조금 다른 면모를 보여주죠. 유대인 정체성을 숨기고 싶어 했던 미국인으로서의 고뇌, 그리고 무분별한 무기 개발에 반대하다가 공직에서 쫓겨났던 시련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답니다.

두 사람은 5부와 6부에 이르러 물리학이라는 거대한 학문의 세계와 서로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나누는 사이로 묘사돼요. 아인슈타인의 비전이 MIT 등 현대 물리학에 끼친 영향부터, 프린스턴에서 함께 일하며 서로를 존경하면서도 때로는 질시했던 인간적인 모습까지 흥미롭게 펼쳐지죠. 저자는 이들의 삶을 통해 천재라는 존재가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와 환경이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아인슈타인이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평화주의자가 된 것도 결국 시대의 부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천재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져요. 두 사람은 끊임없는 좌절과 성취 속에서도 비범함을 잃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책무를 잊지 않았죠. 과학과 윤리라는 화두를 통해 개인의 삶이 공동체의 운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한 친구들이라면, 이 두 거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값진 시간이 될 거예요.



실번 S. 슈위버 지음, 시대의창 펴냄, 종이책 2만 2000원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