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2월 10일, 인공지능(AI)이 체스 역사에 처음으로 큰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바로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인간과 기계의 지능 대결
체스는 규칙이 단순하지만, 가능한 수의 조합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한 수 잘못 두면 승패가 금세 뒤바뀌는 만큼, 인간의 전략과 계산 능력을 모두 시험하죠.
그동안 인간은 컴퓨터를 상대로 대부분 우위를 점했지만 IBM 연구팀은 1985년부터 체스 컴퓨터 개발에 도전해왔습니다.
딥블루는 바로 이런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체스 전용 컴퓨터였어요.
딥블루, 계산과 전략을 결합하다
딥블루는 매 초 수천만 가지 수를 계산하며 최적의 전략을 찾아냈죠.
그뿐만 아니라, 인간 기사들의 방대한 대국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상대의 전략에 가장 효과적으로 맞서는 계산 능력까지 갖추고 있었어요.
1996년 매치 첫 대결에서 딥 블루는 첫 승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딥블루는 중앙 처리 장치(CPU) 32개를 탑재한 병렬 컴퓨터였으며, 초당 약 2억 수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딥블루가 역사적인 승리를 달성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카스파로프가 4승 2패로 매치를 이겼어요.
그러나 1997년 리턴 매치에서는 딥블루가 매치 승을 거두며 세상을 더욱 놀라게 했습니다.
승리의 의미
딥블루의 승리는 '컴퓨터가 인간의 전략적 사고 영역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죠.
이후 AI 연구는 체스를 넘어 의료 진단, 금융 투자,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오늘날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게 됩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진 영향
오늘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체스 앱, 게임 AI, 심지어 챗GPT 같은 언어 모델은 딥블루가 보여준 계산과 전략 결합의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즉, 1996년 2월의 승리는 인간과 기계가 서로 경쟁하고 배우며 발전하는 시대의 시작점이었던 거죠.
흥미로운 사실
① 딥블루는 IBM 연구진이 약 10년간 개발한 슈퍼컴퓨터(IBM RS/6000 SP 기반, 32 프로세서 + 480~512 체스 칩, 11.38 GFLOPS)입니다. 높이는 2미터에 무게는 1.4톤이에요.
② 카스파로프는 승리 후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③ 1997년 리턴 매치는 총 6판으로 진행되었고, 딥블루는 2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총점 3.5점으로 매치 승리를 거뒀어요. 체스에서는 승패가 아닌 점수(승 1점, 무승부 0.5점)로 최종 승자를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