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원자력 시설 해체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를 담당하는 공기업 셀라필드(Sellafield)가 스팟을 핵시설 해체 현장에 활용해 온 사례를 최근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셀라필드는 원자력 시설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맡고 있는데, 작업 현장은 방사선 위험이 크고 내부 구조가 복잡해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정밀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해,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셀라필드는 로봇 기반 현장 점검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스팟이 네 발로 걸어 다니며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구역에 들어가 데이터 수집과 원격 점검을 수행하도록 한 겁니다.

스팟에는 현장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와 기능이 장착됐습니다.
스팟은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LiDAR) 스캐닝을 통해 현장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으로 관리자에게 현장 상황을 전달합니다. 또 감마선과 알파선 측정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사선 특성화 작업에도 활용됩니다.
기동성도 뛰어나 거친 지형이나 계단이 있는 복잡한 구조물 안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설 내부의 방사성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료 채취 시험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례는 로봇이 고위험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해 작업하면서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사람이 직접 하던 위험한 점검 작업을 스팟이 맡으면서 작업자의 방사선 노출 위험이 크게 줄었고, 사람보다 오랜 시간 현장에 머물며 점검할 수 있어 전체 해체 작업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또한 개인 보호장비 사용이 줄어 폐기물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감정이나 피로 없이 반복적이고 일관된 검사가 가능해 운영 효율성도 높아졌습니다.
셀라필드는 2021년 스팟 시험 운영을 시작해 2022~2023년에는 복잡한 환경에서의 운용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2024년에는 고위험 방사능 구역에서도 스팟을 점검 작업에 활용했고, 지난해에는 영국 원자력 분야 최초로 발전소 허가 구역 외부에서 스팟 원격 시연에 성공하며, 작업자와 현장을 완전히 분리한 원격 작업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셀라필드는 앞으로 파트너들과 협력해 스팟에 새로운 센서 팩을 적용하고, 방사능 지도 작성과 환경 특성 분석 등 더 다양한 작업에 로봇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