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와 풍력발전기, 스마트폰, 전투기, 로봇까지.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거의 모든 제품에는 '희토류(Rare Earth Elements)'가 사용돼요. 그래 많은 사람들은 희토류를 “매우 희귀한 자원”이라고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요. 정말 중요한 것은 '희귀함' 자체일까요?
저자들은 희토류 문제의 핵심이 매장량보다 '병목'에 있다고 설명해요. 광산에서 원석을 캐낸 뒤에도, 실제 산업용 소재로 만들기까지는 분리(Separation)·정련·소재화·자석 제조·품질 검증(QA) 같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거든요. 특히 높은 순도와 일정한 자기 특성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답니다.
책은 이런 과정을 자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급망과 권력'의 문제로 바라봐요. 특정 국가가 수출을 통제하거나 가격이 급등하고, 납기가 늦어지는 순간 공장이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저자들은 희토류 산업의 핵심을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안정적으로 가공하고 공급할 수 있느냐”에서 찾고 있어요.
총 6부 22장으로 구성된 책은 희토류의 기본 개념에서 시작해 중국 바오터우와 미얀마, 아프리카 광산 지역의 현실, 용매추출(solvent extraction)이라는 복잡한 화학 공정, 그리고 NdFeB 자석 산업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요. 이후에는 전기차와 풍력발전, 국방 산업,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이어지는 '수요의 충돌'을 설명하며 희토류가 왜 세계적인 전략 자원이 됐는지도 보여준답니다.
흥미로운 점은 재활용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에요. 책은 '도시광산'이나 순환 경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아요. 실제 재활용이 가능하려면 재투입률, 제품 표준화, 추적성, 분해가 쉬운 설계, 제도적 지원 같은 조건이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하죠.
이 책은 AI 기자 '지오(Gio)'를 활용해 방대한 공개 자료와 통계, 기업 공시, 학술 문헌 등을 교차 검증하고, 산업 현장과 공정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방식으로 재구성했다는 점도 특징이에요. 덕분에 복잡한 희토류 산업의 흐름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답니다.
김흥성·김재용 지음, 도서출판 나란 펴냄, 종이책 2만 2000원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