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우주로 쏘아올려진 이후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네요.
스피어엑스는 지난 3월 12일 성공적으로 발사됐어요. 이후 우주에서 시험 관측하며 첫 번째 이미지를 공개했고, 총 6주 동안 검교정을 포함한 망원경 시험 가동 임무를 수행해왔죠.
스피어엑스는 이달 2일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들어가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돌며 600회 이상 촬영해 매일 3600장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어요.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하고, 관측된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표현해 앞으로 2년 간 6개월 간격으로 3차원 전천(우주) 지도를 제작하라는 임무를 받았죠.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발사 당시 첫 번째 이미지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초기 운영에서 얻은 대마젤란은하 근방의 성운에 대한 관측자료를 공개했어요. 이 자료는 NASA 누리집에도 함께 공개돼 있어요.
스피어엑스가 관측하는 적외선 파장은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적외선 파장에 가시광선 영역의 색상을 부여해 눈에 보이게 만들었죠. 파장이 짧을수록 보라색-파란색으로, 파장이 길수록 노란색-붉은색으로 표현했어요.

성운을 확대한 사진에서 보이는 먼지구름은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물질로 이뤄져 있으며, 이 물질은 특정 파장에서만 빛을 낸다고 해요. 여러 파장으로 하늘을 관측하면 각 파장에서만 보이는 다른 물질이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천체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합니다.
연구팀은 스피어엑스 관측을 통해 우주의 기원, 은하의 형성과 진화, 생명체 탄생과 관련한 우주얼음 연구와 같은 주요 과학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예요.
스피어엑스 임무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가 담당하고, 과학 데이터 분석은 한국·미국·대만 소속의 과학자로 구성된 분석팀에서 맡고 있죠.
한국 측 스피어엑스 총괄 책임자 정웅섭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는 전 하늘을 지도화하는 최초의 망원경은 아니지만, 102개의 다양한 색상으로 지도화를 시도하는 것은 최초”라고 말했어요.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확인된 관측 성능으로 스피어엑스는 주요 과학연구 목표들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예기치 못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피어엑스 한국 연구팀은 한국 천문학계를 대상으로 스피어엑스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 관심 있는 연구자를 재조직하고, 출판할 논문 목록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과학연구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어요. 현재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세계 협업 연구인력은 약 80명인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은 총 20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25%를 차지하죠.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되면 매일 방대한 관측 데이터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우수한 데이터로 한국 천문학자들이 훌륭한 연구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