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키운다”…KAIST,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착공

KAIST 문지캠퍼스 혁신디지털의과학원 조감도 / KAIST
KAIST 문지캠퍼스 혁신디지털의과학원 조감도 / KAIST

글로벌 주요 대학들이 의과대학 설립과 융합 교육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바이오헬스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습니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이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의 착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갔다고 19일 밝혔습니다.

KAIST 문지캠퍼스에 건립되는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의료 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이라는 국가적 발전 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인재 양성과 혁신 창업 인프라 구축 사업입니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대전시, KAIST가 협력해 총사업비 422.32억 원을 투입하고, 연면적 약 1만㎡(3,025평) 규모로 조성해 2027년 11월 준공할 예정입니다.

KAIST는 이번 의과학원 건립을 통해 현재 연간 20명 내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 규모를, 국가 수요의 약 50%에 해당하는 연 50~70명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학·임상 경험은 물론 과학기술과 인공지능(AI) 역량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이들이 혁신 신약·백신·의료기기 개발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인재 양성 전략은 글로벌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홍콩과학기술대의 의과대학 신규 설립 승인(2025년 11월), 일본 도쿄공업대와 도쿄의치학대학(TMDU)의 통합(2024년 10월),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의과대학 설립·운영 사례 등 과학·공학과 의학의 융합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주도할 의사과학자·의사공학자 양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의과대학 졸업생 가운데 의사과학자나 의사공학자로 진출하는 비율이 1% 미만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상과 연구를 연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부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며, 중장기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에는 AI 정밀의료 플랫폼 연구센터, 데이터 기반 융복합 헬스케어 R&D 센터, 첨단 바이오메디컬 데이터 분석센터, 디지털 의료바이오 공용 실험실(Open Lab), 오픈 네트워킹 홀, 세미나실 등 첨단 연구·지원 시설이 들어섭니다.

특히 최상층인 6층에는 대전 바이오의료 벤처클러스터가 조성됩니다. 이는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LabCentral)'과 같이 고가의 연구 장비를 KAIST 연구자뿐 아니라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와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이 공동 활용하고, 연구 성과와 기술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은 단순한 교육·연구 시설을 넘어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혁신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근에는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이 밀집해 있으며,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원촌동 첨단바이오메디컬 혁신지구'와도 인접해 산·학·연·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KAIST는 이를 통해 병원의 임상 수요와 대학의 기초 연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활성화하고, 의료 AI와 디지털 데이터 기반 기술 개발을 촉진해 소바젠, 이노크라스 등 의사과학자 창업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