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새책 - 부서지는 아이들

톡톡 새책 - 부서지는 아이들
톡톡 새책 - 부서지는 아이들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세대는 내 아이만은 다르게 키우겠다고 다짐합니다. 온갖 코칭과 육아서를 섭렵하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자주 묻고, 집안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아이의 의견을 수용하는 등 최선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는 일부터 출근 시간을 지키는 것까지 스스로 해내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며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빈껍데기 어른'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전례 없는 보호와 배려를 받으며 자라온 우리 아이들이 왜 이토록 불안정하고, 무기력하며, 자기만 아는 '연약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건지 이제는 되돌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서지는 아이들〉은 이 시대의 표준 양육 방식으로 자리 잡은 '감정 존중 양육'과 '다정한 부모'라는 환상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은 물론, 사회 전반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왔는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합니다. 양육 주도권이 부모에게서 전문가에게로 '외주화'된 세태를 파헤치며 단호한 훈육 대신 심리 치료와 약물 치료가 남용되는 현실을 고발하고, 한 명의 단단한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양육의 본질과 원칙을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수많은 영미권 석학과 인플루언서들의 극찬을 받은 이 책은 부모들의 뼈아픈 성찰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미국공영라디오(NPR)가 뽑은 '2024 올해의 책'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아이들은 실패나 실수를 경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죠. 그러다 부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대학으로 내던져지고, 대학 생활은 준비도 되지 않은 그들을 폭풍우처럼 휩쓸어 버립니다.”

미국의 유명 탐사 저널리스트인 애비게일 슈라이어 맨해튼 정책연구소 수석 연구원이 이 책의 저자랍니다. 그는 이 책에서 “다정한 양육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아이들을 삶이 충만한 사람으로 키우려면 그들에게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육의 본질은 실패와 혼란 속에서 회복력을 기르는 데 있으며, 그 과정은 결코 전문가나 약물로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애비게일 슈라이어 지음, 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만2000원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