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질 수 없는 기억이 있어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그중 하나예요.
'파라 다이스'는 사진과 소설이 함께 담긴 '사진소설(photo novel)'이에요. 이 책은 후쿠시마 사고로 생긴 아픈 흔적을 사진과 글로 함께 들여다보게 해 줘요.
2023년 별세한 재일 조선인 서경식 작가가 기획한 이 책에는, 사진작가 정주하의 연작 사진과 소설가 백민석, 황모과의 소설이 담겨 있어요.
정주하의 사진은 방사능에 노출된 소들이 모여 사는 '희망 목장'을 기록했어요.
황모과의 소설 '마지막 숨'은 2023년 오염수 방류로 소들이 불로불사하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2810년, 사람들은 죽지 않는 소들을 우상화하려 하지만, 800년 가까이 살아온 소들은 오히려 죽음을 선택하려 해요.
백민석의 소설 '검은 소'는 남편의 폭력에서 도망친 재일 조선인 게이코가 죽음의 땅이 된 후쿠시마로 향하는 이야기예요.
정주하·백민석·황모과 지음, 연립서가 펴냄, 2만5000원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