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배운 예술 그 자체가 무너져 버렸다.”
전설적인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이렇게 말하며 바둑계를 떠났어요.
바둑은 그에게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예술이자 삶의 철학이었기 때문이에요.
'먼저 온 미래'는 작가 장강명이 바둑계에서 벌어진 놀라운 변화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인공지능 시대를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알파고 이후, 프로기사들은 오랜 시간 쌓아온 지식과 이론을 지우고, AI에게 다시 바둑을 배워야 했어요.
이 책은 그런 충격과 혼란, 그리고 변화의 과정을 바둑 기사들과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바둑계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에요. 작가는 바둑계에서 먼저 시작된 변화가 곧 사회 곳곳에서도 일어날 거라고 말해요.
AI가 의사보다 병을 더 잘 진단하고, 작가보다 더 많은 글을 빠르게 쓰고, 전문가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먼저 온 미래'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요.
“AI 시대에, 인간의 일과 자부심, 삶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힌트를 바둑이라는 세계를 통해 보여줘요.
AI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미래 사회를 미리 상상해 보고 싶은 사람, 또는 바둑과 기술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한 독자라면 꼭 읽어 볼 만한 책이에요.
장강명 지음, 동아시아 펴냄, 2만 원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