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작품마다 죽었다 깨어나… '미키17'은 나의 '봉8'” (인터뷰 ①)

(*이 기사는 영화 '미키 17'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봉준호 감독.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할리우드 SF 대작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이 작품을 하나씩 완성하는 과정을 휴먼 프린팅에 빗대어 전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미키 17'(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을 '봉8'과 같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가 '미키 17'에 편성한 예산은 1억 2000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725억원이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가운데 역대 최고 제작비다.

이에 대한 흥행 부담감에 대해 봉 감독은 “늘 부담스럽다. 작품의 규모와는 상관없다”면서 “현재는 '봉8' 상태다. 기생충이 '봉7', 옥자가 '봉6'이다. 매번 죽었다 다시 깨어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미키가 여러 번 죽어도 늘 힘들어하는 것처럼, 저도 늘 불안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신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작비에 대해 “계산해보니 설정된 1억 2000만불 중에 1억 1800만불만 썼더라. 스토리보드대로 딱 찍고 일정대로 순조롭게 해서 200만불을 남겼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봉 감독은 “규모는 커졌지만 제가 하고싶은 것을 했다. 스튜디오 역시 그것을 존중했다. 원래 계약이 디렉터스컷 파이널 계약”이라며 “제 전작들도 잘 알려져서 '저놈은 맨날 이상한 걸 찍는다'는 식의 긍정적인 자포자기 심정이 아닐까”라고 했다.

영화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키 17'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는 28일 국내 개봉한다.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출연. 러닝타임 13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