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모든 산업 트렌드의 핵심은 단연 인공지능(AI)입니다.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죠. 애초 2025년 3월부터 초등 3, 4학년, 중1학년, 고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정보 과목에서부터 단계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확대 도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AI 디지털교과서 지위를 두고 갈등이 발생해 교육부가 올해는 자율 도입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은 지나친 디지털 의존, 문해력 저하, 교사의 역할 축소 등을 걱정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운 학부모, 교사, 학생들에게 〈나는 AI와 공부한다〉라는 이 책은 많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AI 시대 교육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 방향성을 알고 싶다면 이 책 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AI를 활용한 교육 플랫폼이 실제 어떻게 활용되는지, 많은 이가 걱정하는 점이 무엇인지, 이에 대한 오해와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살만 칸은 오픈AI 회장 그레그 브로크먼, CEO 샘 올트먼과 함께 챗GPT-4를 직접 시연하고, 이를 교육 시스템에 적용해 AI 융합형 교육 플랫폼 '칸미고(Khanmigo)'를 개발했습니다. 칸미고를 대중에 공개, 실제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던 불안을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칸미고로 대표되는 칸 아카데미의 교육 방식은 아이비리그가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 주목할 만큼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전작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살만 칸은 AI 개인교사가 아이들의 창조성을 자극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릴 거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합니다. 이 책에서 교육의 미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살만 칸은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전 세계 모든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사명을 지닌 비영리 교육재단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입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수학, 전기공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후 엔지니어와 헤지펀드 분석가로 일했습니다. 사촌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강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수십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교육을 통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포부로 2008년 칸 아카데미를 설립, 유명한 벤처투자자 앤 도어를 비롯해 구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으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가 “아들과 함께 보는 강의”라고 언급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2012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스쿨하우스와 칸 랩스쿨, 칸 월드스쿨을 설립했으며, 저서로는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가 있습니다.
AI를 뜯어보면 거기에는 거대한 지식과 불안한 오류가 공존합니다. 우리는 낯선 그것에 두려워하면서도 매료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이미 AI와 함께 펼쳐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AI를 교육의 동반자로 삼을지, 두려운 적대자로 남겨둘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살만 칸 지음, 박세연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만원(전자책)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