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픈AI에 1.5조원 투자…'마블·픽사' 캐릭터 소라에 개방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 행사에서 디즈니 대표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한국 배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 행사에서 디즈니 대표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한국 배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오픈AI가 월트디즈니컴퍼니로부터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두 회사는 오픈AI의 AI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에서 디즈니가 가진 캐릭터와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디즈니는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472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오픈AI의 서비스에서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짧은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이번 계약은 3년 동안 유지되며, '소라' 사용자들은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 200개 이상의 캐릭터를 영상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일부 영상은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에서 스트리밍으로 제공될 예정이에요.

흥미로운 점은, 이 발표가 디즈니가 구글에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한 바로 다음 날 나왔다는 거예요. 디즈니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와 관련 앱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죠.

오픈AI는 디즈니 IP를 쓰는 대가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또 디즈니는 이번 투자로 오픈AI의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는 권리도 얻었어요.

'소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에는 미키 마우스, 엘사, 블랙 팬서 등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영상 속에서 캐릭터가 마약, 음주, 성적인 내용에 등장하거나 다른 회사 콘텐츠와 섞이는 것은 금지됐어요.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디즈니 캐릭터가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걱정을 이해한다”며 “어린 사용자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디즈니를 기술 발전을 위한 좋은 파트너라고 평가했어요.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오픈AI는 우리의 창의성을 존중해 준다”며 “30초 영상에서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계약으로 디즈니 직원들은 챗GPT 같은 오픈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은 1년 동안 독점으로 진행됩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