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구팀이 박쥐의 초음파 능력을 모방한 손바닥 크기 드론을 개발했어요.
이 드론은 안개나 연기처럼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도 스스로 주변을 파악하고 이동할 수 있는데요.
초음파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복잡한 공간에서도 길을 쉽게 찾아내요.
극한 환경에서도 확인된 성능
우스터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Worcester Polytechnic Institute, WPI) 연구팀은 이 드론을 숲과 같은 야외 환경은 물론, 다양한 장애물이 설치된 실내 공간에서 시험했어요.
연구에는 투명 플라스틱이나 금속 막대 같은 까다로운 장애물도 포함됐답니다.
무게가 약 0.45kg에 불과한 이 드론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완전히 어두운 환경이나 안개와 눈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드론은 스스로 경로를 찾으며 비행할 수 있었고, 한 번 비행할 때 약 5분 정도의 배터리 시간을 유지했어요.
총 180번의 실험에서 72~100%에 이르는 성공률을 기록하며,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죠.
다만 한계도 확인됐어요. 아주 얇거나 가느다란 물체는 감지하기 어려웠죠.
금속 막대나 가는 나뭇가지처럼 초음파 반사가 약한 대상은 인식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연구팀은 이 부분을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어요.
박쥐에서 얻은 아이디어
이 같은 기술의 출발점은 박쥐의 '에코로케이션(echolocation)'이에요.
박쥐가 어두운 곳에서도 에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주변을 인식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요.

박쥐는 복잡한 계산 없이도 반사되는 소리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는데,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했답니다.
이 드론은 단 두 개의 작은 센서와 가벼운 연산 장치만으로 주변을 감지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요.
카메라나 무거운 장비 없이도 작동하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것이 장점이죠.
연구팀은 이 기술이 재난 현장처럼 위험한 환경에서 수색·구조 작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기존 드론 기술의 한계
WPI 연구팀은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생체 모방 로봇공학'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벌이나 박쥐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생물의 원리를 기술에 적용하는 방식이죠.
일반적으로 드론은 센서, 카메라, 제어장치, 전원, 그리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변 환경을 분석해요.
특히 라이다(LiDAR)나 레이더(radar) 같은 기술을 통해 빛이나 전파를 분석하며 지형을 파악하죠.

하지만 이런 장비는 무겁고 비용이 많이 들며, 전력 소모도 커서 비행 시간이 짧아지는 단점이 있어요.
또한 카메라 기반 시스템은 어두운 환경이나 안개, 연기 속에서는 성능이 떨어지고,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소리 기반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런 정보를 처리하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전체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약 6인치 크기의 X자 형태 쿼드로터 드론을 제작했어요.
여기에 초음파 센서를 장착하고, 프로펠러 소음을 줄이기 위한 '음향 차폐 장치'도 적용했죠. 덕분에 반사되는 소리를 더 또렷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됐어요.
아울러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드론이 초음파 반사 패턴을 이해하도록 학습시켰어요.
박쥐처럼 소리를 듣고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이 과정에서도 연산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에요.
미래 수색·구조 현장을 바꿀 기술
앞으로 연구팀은 더 작고 가벼운 드론을 개발해 비행 시간을 늘리고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에요.
기동성과 속도를 높이면 활용 범위도 더 넓어질 수 있겠죠.
이번 연구는 기존의 카메라나 레이더 중심 드론이 어려움을 겪는 환경에서도, 작고 에너지 효율적인 드론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연구를 이끈 니틴 J 산켓 교수는 “실제 수색·구조 현장에서는 몇 초의 비행 시간이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