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과학 - 곤충의 눈을 따라 만든 초박형 카메라

근거리에 미세유체 채널(피사체와의 거리 20mm), 구강 모형 (30mm), 인체 얼굴 (50mm) 등 실제 대상을 촬영한 결과 / KAIST
근거리에 미세유체 채널(피사체와의 거리 20mm), 구강 모형 (30mm), 인체 얼굴 (50mm) 등 실제 대상을 촬영한 결과 / KAIST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가 점점 얇아지면서, 늘 함께 따라오는 고민이 하나 있어요.

바로 카메라 두께 문제랍니다.

카메라 성능을 높이려면 렌즈를 여러 개 쌓아야 해서 두꺼워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어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팀이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으면서도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는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어요.

이 카메라는 머리카락 굵기 수준에 가까운 1mm 이하의 초박형 구조에서, 사람의 시야보다 넓은 140도의 화면을 담을 수 있다고 해요. 앞으로 의료용 내시경이나 웨어러블 기기, 초소형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여요.

곤충의 겹눈 시각 원리를 모사한 카메라 구조 개념도와 완성된 초박형 카메라 사진 / KAIST
곤충의 겹눈 시각 원리를 모사한 카메라 구조 개념도와 완성된 초박형 카메라 사진 / KAIST

이 기술의 핵심은 '곤충의 눈'을 따라 했다는 점이에요.

연구팀은 기생 곤충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의 시각 구조를 분석했어요. 일반적인 곤충의 눈은 넓게 볼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고,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선명하지만 시야가 좁다는 단점이 있죠. 그런데 제노스 페키는 여러 개의 눈이 각각 장면의 일부를 촬영한 뒤, 이를 하나로 합쳐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내요.

연구팀은 이 방식을 그대로 카메라에 적용했어요. 여러 개의 작은 렌즈가 서로 다른 방향을 동시에 촬영하고, 그 결과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이죠. 쉽게 말해, 사진을 여러 장 나눠 찍은 뒤 이어 붙여 하나의 큰 사진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이 덕분에 얇은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넓은 시야와 높은 화질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어요.

또한 렌즈의 모양과 빛이 들어오는 위치를 정교하게 조정해, 화면 가장자리까지 흐려지지 않도록 했어요. 그래서 가운데뿐 아니라 주변까지 또렷하게 보이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해요.

마이크로렌즈 배열로 촬영된 부분 영상들을 결합해 하나의 장면으로 재구성한 결과 / KAIST
마이크로렌즈 배열로 촬영된 부분 영상들을 결합해 하나의 장면으로 재구성한 결과 / KAIST

이 카메라는 두께가 약 0.94mm에 불과해, 공간이 좁은 기기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어요. 특히 몸속을 촬영해야 하는 의료용 내시경이나 작은 로봇,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요. 지금까지는 카메라 성능을 높이려면 기기를 크게 만들어야 했지만, 이제는 작은 기기에서도 고성능 촬영이 가능해지는 거죠.

연구팀은 이 기술을 관련 기업에 이전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작고 얇은 기기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