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과학 - 에어컨은 어떻게 찬바람을 만들까?

톡톡 과학 - 에어컨은 어떻게 찬바람을 만들까? (AI로 이미지 생성)
톡톡 과학 - 에어컨은 어떻게 찬바람을 만들까? (AI로 이미지 생성)

더운 여름날, “아, 시원해!”라고 외치게 만드는 에어컨은 어떻게 차가운 바람을 만들어낼까요? 마치 마법 같다고요? 사실 에어컨은 주변의 열을 빼앗아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내는 똑똑한 전자제품이랍니다.

에어컨 속에는 냉매라는 아주 특별한 액체가 들어 있어요. 이 냉매는 우리 주변의 물처럼 액체 상태로 있지만, 아주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기체로 변하는 신기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냉매는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 주변의 열을 엄청나게 많이 빼앗아 간답니다. 이 원리가 바로 에어컨이 차가운 바람을 만드는 비법 중 하나예요.

에어컨은 냉매를 이용해 열을 이동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 일을 돕는 4가지 중요한 장치가 있어요. 마치 한 팀처럼 움직인답니다.

△압축기 (Compressor): 냉매를 꽉 압축해요.

에어컨 실외기(건물 밖에 있는 큰 상자) 안에 있는 압축기는 기체 상태의 냉매를 꽉 압축해서 뜨겁고 압력이 높은 상태로 만들어요. 마치 뜨거운 수증기를 엄청나게 압축해서 더 뜨겁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죠.

△응축기 (Condenser): 뜨거운 열을 밖으로 뿜어요.

압축기에서 뜨거워진 냉매 기체는 실외기에 있는 응축기로 이동해요. 응축기는 마치 자동차의 라디에이터처럼 얇은 관이 여러 개 연결된 모습이에요. 뜨거운 냉매 기체는 이 관을 지나면서 바깥 공기와 만나 열을 내보내고, 다시 액체 상태로 변해요. 이때 실외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랍니다. 에어컨이 방 안의 열을 흡수해서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인 거죠.

△팽창 밸브 (Expansion Valve): 차가워질 준비!

액체 상태가 된 냉매는 이제 실내기(방 안에 있는 에어컨 본체)로 이동하기 전에 팽창 밸브라는 아주 작은 구멍을 지나게 돼요. 이 작은 구멍을 통과하면서 냉매는 갑자기 넓은 공간으로 퍼지게 되고, 이때 압력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온도가 뚝! 떨어져요. 마치 스프레이를 뿌릴 때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죠. 냉매가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순간이 바로 이때예요!

△증발기 (Evaporator):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요!

팽창 밸브를 지나 차갑게 변한 액체 냉매는 실내기에 있는 증발기로 이동해요. 증발기 역시 얇은 관이 여러 개 연결된 모습인데, 이곳을 지나면서 냉매는 방 안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열을 흡수해요. 냉매는 따뜻한 공기에서 열을 빼앗아 다시 기체 상태로 변하고, 열을 빼앗긴 공기는 시원해져서 에어컨 바람으로 우리에게 불어오는 거예요!

에어컨은 이렇게 냉매가 압축기 → 응축기 → 팽창 밸브 → 증발기를 끊임없이 돌고 돌면서 방 안의 열을 밖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동해요. 마치 열을 나르는 택배 기사 같죠! 방 안의 뜨거운 열을 냉매가 싣고 밖으로 나가서 버린 다음, 다시 차가워진 냉매가 방 안으로 들어와서 새로운 열을 싣고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거예요.

에어컨은 단순히 차가운 바람을 내뿜는 기계가 아니라, 열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는 자연의 법칙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아주 멋진 발명품이랍니다.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