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가 나타났다!” 영화 개봉 50년…그 사이 상어는 어떻게 됐을까

꼭 60년 전인 1975년에 개봉한 영화 '죠스' 포스터.
꼭 60년 전인 1975년에 개봉한 영화 '죠스' 포스터.

'빠~밤 빠~밤' 긴장감을 높이는 음악과 함께 무시무시한 이빨을 드러내고 사람과 보트를 무차별 공격하는 거대한 상어 이야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가 개봉된 때가 1975년 6월이었으니 그 후로 꼭 50년이 지났네요. 죠스 이후로도 '메가로돈' '딥 블루 씨' '언더 워터' '47미터' 등 식인상어의 공포를 다룬 영화는 많았어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 식인상어로 종종 등장하는 백상아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네요. 공포심을 과대 포장하는 과정에서 애꿎은 상어가 희생당했다는 얘기죠.

세계 3대 학술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영국 네이처가 죠스 개봉 60주년을 맞아 '죠스, 생일 축하해! 이 영화가 상어 과학을 어떻게 바꿨을까(Happy birthday Jaws! How the movie changed shark science)'라는 기사를 게재했어요.

해양 보존 생물학자이자 '왜 상어가 중요한가(Why Sharks Matter)'(2022)의 저자인 데이비드 쉬프만을 인터뷰한 기사예요. 그는 인터뷰에서 '죠스'가 상어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해양 생물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그는 '죠스'가 개봉된 여름에는 발목 깊이의 바다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자신의 어머니는 수영장에서 조차 수영하기를 꺼려했다고 회고하네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타워즈'를 보고, 데스 스타가 지구를 폭파시킬까 두려워하진 않았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도 곁들였어요.

'죠스'가 개봉된 이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상어=식인상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죠. 하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지나친 묘사로 죄 없는 상어를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퇴치(退治:물리쳐서 아주 없애 버림)해야 할 대상으로 몰아붙였다고 그는 지적했어요.

많은 사람이 상어를 바다의 포식자(捕食者: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로 여기고, 상어 대부분이 식인 상어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상어의 공격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건 정도에 불과하고 그중 10%만 치명적이라는군요. 상어로부터 공격받는 사례보다 뉴욕시 지하철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물리는 사람이 더 많다는 재미난 통계도 공개했어요.

인류는 바다에 의존하고 있고, 바다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주요 식량원을 제공하고 수천만 명에게 고용과 직업 안정을 제공합니다. 건강한 먹이 사슬을 가지려면 건강한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는 상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죠.

상어는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바다를 보호하고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생태학적 역할을 하니 우리 인류가 오랫동안 행복하려면 상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버리고 보호해야 할 때라는군요.

상어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무분별하게 남획(濫獲:짐승이나 물고기 따위를 마구 잡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거죠.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