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이 현실이 될까?…계명대, 자외선에 반응하는 색상변화 전자섬유 개발

색이 변화하는 웨어러블 센서 연구 콘셉트 이미지(K팝 데몬헌터스 장면을 오픈AI와 포토샵으로 재편집한 이미지)
색이 변화하는 웨어러블 센서 연구 콘셉트 이미지(K팝 데몬헌터스 장면을 오픈AI와 포토샵으로 재편집한 이미지)

자외선(UV)에 스스로 반응해 색상이 변하는 스마트 원단을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했어요. 연구진은 영화 K팝 데몬헌터스에서 주인공들이 초자연적 에너지를 사용할 때 피부 패턴이 빛나며 색이 변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계명대학교 김종현 기계공학과 교수, 김봉섭 텍스타일디자인과 교수, 김은경 패션디자인과 교수로 구성된 융합연구팀이 웨어러블 공학과 첨단 소재과학이 결합된 색변화 전자섬유를 개발했어요. 이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후탄소순환연구단도 협력했죠.

연구진은 영화 K팝 데몬헌터스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주인공이 초자연적 에너지를 사용할 때 피부 색이 변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죠. 평범함과 비범함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적 순간을 과학적으로 현실화해 자외선에 반응해 색상이 변하는 스마트 원단을 개발해낸 거죠.

ACS 논문에 게재된 저널 속표지(왼쪽)와 김지현 석사(위) 김종현 교수
ACS 논문에 게재된 저널 속표지(왼쪽)와 김지현 석사(위) 김종현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원단은 햇빛이나 인공 자외선에 노출될 때 색조가 즉각적으로 변하는 광반응형 전자섬유(E-textile)예요.

핵심 원리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구조가 변하는 '스피로피란(Siropyran)' 분자에 있어요. 이 분자는 무색의 닫힌 구조에서 자외선에 반응해 선명한 색을 띠는 '메로시아닌(Merocyanine)' 형태로 전환되며, 적은 양의 열을 가하면 다시 원래의 색으로 되돌아가는 특성을 가져요.

이 기술을 직물 즉, 섬유에 적용하면 순식간에 색상이 변하면서,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무전원 안전 감지센서 기능을 수행한다는군요.

이를 응용하면 자외선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외선 강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할 때 시각적인 경고를 통해 자외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김종현 교수는 “영화 속 시각적 마법을 현실 세계로 가져왔다. K팝 데몬헌터스가 빛 에너지를 융합해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했듯, 색변화 전자섬유는 공학·소재·패션을 하나의 웨어러블 과학으로 융합해 사람들에게 이로운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융합 연구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공동 연구자인 김지현 석사(계명대 기계공학과)는 “영화 속 '색채 각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을 본떠 만들었다. 빛에 반응하면서도 일상생활에 실용적이고 살아있는 듯한 직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죠.

KIST 이지원 박사(공동저자)는 “이번 연구는 신소재 응용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전 관리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엔지니어링과 융합 예술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계명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다차원 융합 선행연구 지원사업)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미래형자동차 전문인력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응용공학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Applied Electronic Materials)'에 게재됐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