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3차원 적외선 우주지도 촬영…우주 비밀에 ‘성큼’

한국과 미국이 함께 개발한 특별한 우주 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2월 28일 우주로 발사된다는 소식입니다.
스피어엑스는 온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하여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요. 이 망원경은 지구를 돌면서 2년 6개월 동안 네 번에 걸쳐 우주 지도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의 구조와 진화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스피어엑스는 적외선을 관측할 수 있는데, 이는 지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적외선은 우주의 먼지나 가스를 통과할 수 있어,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는 우주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개발에 참여하여,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개발하고 우주 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습니다. 이 체임버는 영하 220도의 우주 환경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주 망원경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천문연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스피어엑스가 만든 자료를 분석하는 과학연구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 천문학자들은 새로운 연구 기회를 갖게 되었으며, 우주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피어엑스는 NASA의 중형 탐사 임무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가 주관해 개발되었습니다. 천문연은 근적외선 우주망원경(NISS) 개발 경험을 인정받아 2016년부터 해외 기관 중 유일하게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총 2800억 원이 투입되었으며 천문연은 150억 원을 들여 영하 220도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개발하고 우주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습니다.
스피어엑스 과학임무 책임자인 제이미 복(Jamie Bock) 캘텍 교수는 “체임버의 경우 실험이 험난하고 어려운 과정이라 대학에서 수행하기 어렵다”며 천문연이 개발한 체임버를 통해 두 달여 간 실험하며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문연에서 스피어엑스 연구책임자를 맡은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임무를 만들고 개발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개발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파트별로 많은 과학자가 교류하며 기술들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며 “한국이 일부 기여하고 있지만 모든 데이터를 다 공유하기 때문에 한국만의 과학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천문학자들도 스피어엑스 발사에 맞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사전 연구를 수행하는 등 새로운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정은 서울대 교수는 “우주얼음 연구는 생명체 기원과도 연결된 만큼 스피어엑스를 활용하면 태양계를 넘어 은하 전체 생명체 탄생 환경 연구가 가능하다”며 “외계생명체 탐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진 경북대 교수는 “전천 적외선 지도를 처음 가지면 스피어엑스의 3개 주요 연구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추가 연구가 가능하다”며 “활동성 초거대 은하핵의 초대질량 블랙홀 같은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