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냉난방 기술로만 여겨졌던 HVAC(난방·환기·공기조화)가 이제는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요.
예전에는 HVAC가 그저 건물 안을 시원하거나 따뜻하게 해주는 보조 장치 정도로만 생각됐어요.
현재는 탄소를 줄이고 에너지 비용을 아끼며,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생성형 AI나 자율주행차, 피지컬 AI 같은 첨단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환경 관리가 중요해요.
특히 이 기술들이 모여 있는 AI 데이터센터는 온도와 습도, 공기 순환이 잘 조절되어야 하죠. 이 때문에 이런 AI 데이터센터에는 HVAC가 꼭 필요해요.
지난해 HVAC 시장은 약 350조 원 규모였고, 2030년에는 500조 원을 넘을 거라는 전망도 있어요.

우리 생활에 숨어 있는 기술, HVAC
HVAC는 난방(Heating), 환기(Ventilation), 공기조화(Air Conditioning)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에요.
이 세 가지 기능은 따로 작동할 수도 있지만, 함께 어우러져 건물 안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통합 시스템으로도 작동해요. 이 시스템은 개인이 쓰는 소비자용(B2C)과 회사나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B2B)으로 나뉘어요.
난방은 보일러나 히트펌프처럼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해주는 장치예요. 특히 히트펌프는 공기나 땅, 물에서 열을 끌어와 냉방이나 난방을 할 수 있어서 에너지 효율이 아주 좋아요. 에너지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에서는 히트펌프를 많이 사용해요.
환기는 실내에 있는 더러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바깥 공기를 안으로 들여보내는 기능이에요.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문제로 환기는 건강을 지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되었어요.
우리 주변에서는 주방 후드나 환풍기 같은 기기들이 환기를 도와주고 있죠. 공장에서는 대형 환풍기가 사용되고, 반도체 공장의 아주 깨끗한 공간인 클린룸에는 정밀한 환기 시스템이 갖춰져 있답니다.

공기조화는 흔히 에어컨이라고 부르지만, 그냥 시원하게만 해주는 장치가 아니에요. 실내 온도, 습도, 공기 깨끗함(청정도), 공기 흐름(기류)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조절해주는 기술이에요.
이 기술의 핵심은 냉각 사이클인데, 냉매가 압축되고, 식고, 팽창하고, 증발하면서 실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을 반복해요. 이런 기술 덕분에 덥고 습한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시원하게 살 수 있게 됐어요. 싱가포르나 두바이 같은 나라는 에어컨 없이는 지금처럼 발전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HVAC는 우리 일상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산업 분야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전자 기기에는 반도체가 들어가요. 이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아주 작은 먼지 하나도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공기를 아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해요. HVAC가 꼭 필요한 이유죠. 또 약을 만들거나 음식을 가공하는 공장에서도 제품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HVAC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HVAC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HVAC가 미래의 중요한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그 이유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탄소중립과, 점점 비싸지는 에너지 비용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을 아파트나 회사 건물까지 확대하고 있어요.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에너지를 적게 쓰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냉난방 장치인 HVAC의 효율이 아주 중요해요. 게다가 전기요금이 계속 오르다 보니, 처음에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에너지를 적게 쓰는 고효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경제적이에요.
전 세계적으로도 환경 규제가 점점 강해지고 에너지 가격도 오르고 있어서 고효율 HVAC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어요.
요즘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요.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다 보니 서버에서 나오는 열이 어마어마한데요. 이 열을 빨리 식히지 못하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큰 돈이 날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HVAC 기술이 꼭 필요하죠.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2023년에 약 127억 달러(17조 원 규모)였지만, 2030년에는 약 296억 달러(40조 원 규모)까지 커질 거라고 해요. 매년 평균 12.8%씩 성장할 거라고 하니 정말 빠르게 커지고 있는 거예요.
특히 유럽에서는 고효율 HVAC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요. 유럽연합(EU)의 공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유럽 가정에서 쓴 평균 전기요금은 100kWh당 28.7유로(약 4만6000원)였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비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에요.
천연가스 요금도 계속 오르고 있어서 많은 집들이 아직도 낡은 가스나 석유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이유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히트펌프 같은 고효율 HVAC로 빠르게 바꾸고 있어요.
KB증권은 2030년까지 HVAC 시장이 500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며, 그중 유럽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나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HVAC 기술력과 차별화로 승부해야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계 HVAC 시장에 도전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일본의 다이킨, 미국의 캐리어와 존슨콘트롤즈, 독일의 보쉬 같은 기업들은 HVAC 분야에서 오랫동안 앞서온 회사들이에요. 이 회사들은 더 앞서가기 위해 다른 회사를 사들이거나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데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어요.
중국의 마이디어는 값이 싸면서 괜찮은 품질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에서 점점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들과 경쟁하면서도, 중국 기업보다 더 나은 기술력으로 차별화해야 해요. 그래야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HVAC 제품의 종류를 다양하게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만큼 기술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해요. 또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HVAC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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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AI를 지원할 핵심 기술, HVAC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