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핫픽 - 디지털 트윈으로 다시 만나는 문화유산

(AI로 이미지 생성)
(AI로 이미지 생성)

미국의 기술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겠다고 최근 밝혔어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 세계에 있는 것을 똑같이 만들어 컴퓨터 속 가상 공간에 옮겨 놓는 거예요. 성당 같은 건축물이나 공장의 기계, 심지어 사람이 춤추는 모습까지도 디지털 세계에서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죠.

이 기술을 이용하면 노트르담 대성당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세히 감상할 수 있어요. 또 센티미터 단위의 세밀한 디지털 기록을 확보할 수 있어, 대성당의 보존과 복원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40만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초정밀 디지털 트윈 / 마이크로소프트
40만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초정밀 디지털 트윈 / 마이크로소프트

디지털 트윈으로 보는 성 베드로 대성당

MS는 지난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도 공개한 적 있어요.

이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상징적인 가톨릭 성지로, 평소 하루 5만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복잡한 공간이에요. MS는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드론, 레이저, 고성능 카메라 등을 활용해 성당 구석구석을 촬영했고, 무려 40만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정밀한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었어요.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 성당 내부 / 성 베드로 대성당 3D 버추얼 투어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 성당 내부 / 성 베드로 대성당 3D 버추얼 투어

이 디지털 트윈은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내부를 돌아다니며 성당의 구조를 감상할 수 있고, 각 공간에 담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요.

생전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두가 이 집에서 환영받는다고 느껴야 한다”며, 이 프로젝트가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이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말했어요. 실제로 디지털 트윈을 통해 방문 시간 예약과 관람 동선 관리도 가능해졌고, 올해는 전 세계에서 최대 30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꼭 필요한 도구가 되었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 속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 성 베드로 대성당 3D 버추얼 투어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 속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 성 베드로 대성당 3D 버추얼 투어

디지털 트윈이 지키는 세계문화유산

페루 정부는 안데스 산맥에 있는 고대 도시 마추픽추를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했어요.

이 도시는 15세기 잉카 제국이 세운 곳으로, 해발 2,400m 높이에 자리 잡아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유명하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예요.

페루 안데스 산맥에 있는 마추픽추 / 페루관광청
페루 안데스 산맥에 있는 마추픽추 / 페루관광청

하지만 높은 고도와 험한 지형, 풍화와 관광객의 발길로 인해 마추픽추는 점점 훼손되고 있어요. 이를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페루 정부와 전문가들은 드론과 3D 스캐너를 이용해 마추픽추의 모습을 디지털 트윈으로 정밀하게 재현했답니다.

이를 통해 지반 침식이나 건물 손상을 모니터링하고, 방문객의 동선을 분석해 마추픽추를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죠.

마추픽추의 디지털 트윈 제작에 이용된 드론 사진측량 기술 / Heliguy
마추픽추의 디지털 트윈 제작에 이용된 드론 사진측량 기술 / Heliguy

디지털 트윈 덕분에 우리는 마추픽추에 가지 않아도, 마치 그곳에 서 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복원된 도시를 온라인으로 탐험할 수 있게 되었어요. 디지털 기술이 역사적 유산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는 거예요.

신라 황룡사, 디지털 기술로 부활하다

비슷한 시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신라 시대의 대표 사찰 황룡사도 디지털 기술로 다시 태어나고 있죠.

황룡사 중층 우진각 중문 증강현실 복원안 / 문화재청
황룡사 중층 우진각 중문 증강현실 복원안 / 문화재청

황룡사는 800년 전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됐지만, 지금은 증강현실(AR) 기술로 그 옛 모습을 복원하고 있어요.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을 실물 크기로 디지털 공간에 되살렸고, 관람객은 현장에서 태블릿을 통해 건물 내부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어요.

이 디지털 복원은 이전보다 훨씬 생생한 체험을 제공해요.

건축물의 재질,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 체험자와의 거리까지 계산해서 원근감이 잘 살아나도록 만들었어요. 관람객들은 태블릿을 이용해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찾기, 4계절 배경 적용, 황룡사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죠.

황룡사 9층 목탑 증강현실 콘텐츠 / 경주시
황룡사 9층 목탑 증강현실 콘텐츠 / 경주시

과거의 유적이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 거예요.

조선 경복궁도 디지털 기술로 재탄생

조선 시대의 왕궁, 경복궁도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리고 있어요. 문화재청은 경복궁 근정문의 구조와 세부를 정밀하게 실측해 3D 모델로 만들었어요. 이 데이터는 실제 건물의 보존과 복원은 물론, 역사 연구와 교육 자료, VR·AR 콘텐츠 제작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경복궁 근정문 서월랑 3D 실측모델링 / 국가유산청
경복궁 근정문 서월랑 3D 실측모델링 / 국가유산청

좀 더 몰입감 있는 체험을 원한다면 '경복궁 진하례' 콘텐츠도 있어요. 이는 1887년, 고종이 대왕대비의 팔순을 축하하기 위해 연 궁중의례를 디지털로 재현한 XR 체험이에요.

모바일 앱을 통해 경복궁에서 이 콘텐츠를 실행하면, 눈앞에 왕과 궁인들이 나타나고, 품계석에 다가가면 설명도 들을 수 있어요. 사용자의 얼굴을 궁중 복식에 합성하는 AI 기술, 현실과 가상공간의 위치를 일치시키는 XPS 기술도 사용됐죠. 경복궁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메타버스에서 같은 장면을 감상하고 다른 관람자와 소통할 수도 있어요.

문화재 XR 플랫폼 '헤리버스 공존: 1887 경복궁 진하례' / 애니펜
문화재 XR 플랫폼 '헤리버스 공존: 1887 경복궁 진하례' / 애니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상 다리

앞으로 디지털 트윈은 문화유산을 단순히 눈으로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며, 함께 보존하는 방향으로 더 넓게 활용될 거예요.

이미 사라졌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쉽게 갈 수 없는 유적도 디지털 공간에서 되살아나고, 우리는 그 안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것도 가능해졌죠.

과거와 현재, 가상과 현실을 잇는 이 기술은 점점 더 많은 문화유산에 적용될 거예요.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의 벽을 넘어,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되겠죠.

IT 핫픽 - 디지털 트윈으로 다시 만나는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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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으로 다시 만나는 문화유산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