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의 날은 4월 21일입니다. 1967년 4월 21일 설립된 과학기술처(지금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해당)의 개청일을 기념해 1968년부터 이날을 과학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어요. 올해로 58회를 맞았습니다.
과학의 날에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됩니다. 매년 열리는 기념식에는 과학기술진흥에 힘써온 유공자들을 표창 또는 시상하며, '과학의 날'을 전후한 시기에 여러 과학 행사들을 열고 있어요.
1968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오늘날의 과학의 날과 유사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이던 1934년 한국인 과학기술자와 민족주의 인사들이 '과학데이'를 정하고 민족의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대중 행사를 벌였습니다. 당시 발명학회 전무 김용관의 제창으로 해마다 찰스 다윈이 죽은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하고 이를 전후한 시기에 과학기술 강연회, 활동사진 상영회, 과학관·박물관·공장 견학 등의 행사를 열었다고 해요.
이러한 민족적 움직임은 해방 직후 계승되지 못하다가, 1960년대 산업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한 박정희 대통령 정부에 의해 국가 기념일의 형태로 재현되었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1960년대 말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한국과학원(KAIS)을 설치하여 과학기술 연구 및 교육을 진흥했고, 정부 부처로 과학기술처를 설립하여 국가 과학기술 진흥사업을 총괄하게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 과학기술 관심을 고취하고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대우를 제고하기 위한 사업도 기획했는데, 바로 과학의 날 제정이 대표적 사례랍니다. 제1회 과학의 날 행사는 1968년 4월 21일 서울시민회관에서 개최되었으며, 이후 지금까지 기념식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의 날 기념식은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부처이지만, 실제 행사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주관합니다. 그 외에 과학관, 한국과학창의재단, 각급 학교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전국적으로 과학기술 진흥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보통신의 날은 올해로 70회를 맞았습니다.
조선 후기인 1884년(고종 21) 4월 22일, 고종은 국내 최초로 '우정총국' 개설을 명령했어요. '우정총국'은 한국 최초의 우편행정 관서로서, 종래 역참제에서 탈피하고 근대적 통신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우정총국' 설립 전교(칙령)를 내리면서 개설되었습니다.
1884년 11월 18일 우정총국이 업무를 개시하였으나, 12월 4일 우정총국 개국 기념연회 때 김옥균 등이 일으킨 갑신정변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 운영되었지만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첫 출발점으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답니다. 그래서 우정총국 개설을 기념하기 위해 4월 22일을 정보통신의 날로 제정했답니다. 정보통신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다짐하며 관계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할 목적으로 제정한 기념일입니다.
1956년 '체신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계속해 오다가 1994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정보통신의 날'로 바뀌었으며, 이후 매해 4월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이 주관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답니다. 다만 지난 2013년부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출범과 함께 두 개의 기념식을 합동으로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은 인류의 소통방식을 비약적으로 바꿔놓은 주역입니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인 옛날에는 편지를 보내기 위해 며칠, 몇 주가 걸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덕분에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몇 초 만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죠. 또, 중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몇 번의 클릭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답니다. 이 모든 것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덕분입니다.
정보통신의 날은 이렇게 놀라운 기술의 발전을 기념하고,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욱 발전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정보통신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날이랍니다.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