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새책 -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톡톡 새책 -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지식을 쌓기는 쉽지만 지혜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간혹 지식 천재들이 있지만 지혜는 대개 지식을 쌓고 경험하며 얻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얕은 지식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지혜를 쌓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은 그 해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지침서입니다. 바로 노년기의 뇌 기능과 인지기능을 한평생 연구해온 신경정신의학 석학인 저자 딜립 제스테(Dilip Jeste)가 지혜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책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책에 따르면 지혜는 친사회적 행동, 감정조절, 결단력, 성찰, 영성 등 일곱 가지 요소로 이뤄집니다. 이 가운데 연민·공감·이타주의에서 비롯한 친사회적 행동이 가장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류를 생존하게 한 기술, 언어, 사회제도 등이 “여러 사람의 상호작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친사회적 행동은 지혜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아울러 지혜는 전전두피질과 편도체를 중심으로 뇌의 다양한 곳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해 생겨나는데, 어느 정도는 타고난다고 설명합니다. 저자가 추정하는 지혜의 선천성 비율은 35~55% 정도인데요. 나머지는 “외부의 영향과 개인의 행동에 좌우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혜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연민이 부족하다면 감사 일기 쓰기, 소설 읽기, 명상 등을 통해 연민의 감정을 증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에는 이 밖에도 '힘들수록 성찰을 피하지 말자', '불확실성과 다양성을 수용하자', '결단을 내리자', '유머 감각을 잃지 말자' 등 위기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의 전략도 담았습니다.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제효영 옮김, 김영사 펴냄, 2만3000원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