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과학 - 풍력발전기는 어떻게 전기를 만들까

코파일럿으로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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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악지역이나 제주도 바닷가 마을을 여행하다보면 거대한 바람개비가 달린 하얀 탑을 본 적이 있을거예요. '풍력발전기'랍니다.

풍력발전기를 볼 때마다 의문이 생겨요. 바람이 그리 센 것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바람은 저렇게 크고 무거운 날개를 돌릴 수 있는 걸까하는 의문이죠. 선풍기처럼 날개 폭이 넓은 것도 아니고, 날개 수도 달랑 3개밖에 안되고, 무게는 무려 20톤(t) 이상이나 되는 날개를 회전시킬 수 있는 걸까. 또 날개의 회전속도가 빠르지도 않은데 그렇게 느린 회전속도에서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걸까.

풍력발전기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찾아볼까요.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예요. 풍력발전기 꼭데기에 달려있는 거대한 날개가 회전하면서 생긴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답니다.

국립부산과학관 제공
국립부산과학관 제공

풍력발전기는 날개와 발전기, 변속장치, 기둥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날개는 바람을 받아 만들어진 풍력 에너지를 기계적인 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예요. 발전기는 날개에서 발생한 기계적인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죠.

변속장치는 변속기어를 사용해 발전기에서 요구되는 양 만큼 회전수를 높여주는 장치예요. 기둥은 눈에 보이는 것처럼 날개와 발전기, 변속장치 등이 설치된 대형 탑이죠.

발전기가 만드는 전기는 ‘교류 전기’예요.

교류 전기에 대해 먼저 공부해보죠. 나무위키에서 검색해보면 교류는 전압을 통한 전기(전력)이고, 직류는 전류를 통한 전력(전기)이라고 설명합니다. 회전운동으로 생산되는 전기는 전부 교류라고 보면 돼요. 직류 발전기의 경우도 일단 교류를 출력시킨 다음 그 교류 전기의 한쪽 방향을 바꾸어 직류로 변환하는 구조이죠.

교류 전기를 만들려면 1초에 60번, 1분에 360번 모터가 회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람의 힘만으로는 전기를 만들 만큼 날개 회전축을 빨리 돌릴 수가 없어요. 무겁고 거대한 날개를 빠르게 회전시킬 만큼의 바람은 거의 태풍급 바람이어야 할 거예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태풍이 불 때는 풍력발전기를 가동시키지 않는 게 일반적이예요.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바람은 발전기를 망가뜨릴 수 있고, 강풍에 날개나 발전탑이 부러져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폭풍이나 태풍급의 센 바람이 아닌 데도 풍력발전기가 교류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발전기에 연결된 변속장치 덕택이랍니다. 바람이 돌려주는 힘만으로는 전기를 만들 만큼 회전축이 빨리 돌지 못해요. 때문에 변속장치가 기계적으로 회전수를 1초에 60번 수준으로 높여 발전기가 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풍력발전기가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건은?

풍력발전기가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해내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크기가 중요해요. 풍속이 세고 풍차가 클수록 더 많은 풍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죠. 발전량은 바람의 세기와 풍차의 크기에 좌우된답니다.

높이도 중요해요. 지상에서 높은 곳에 위치할 수록 바람이 세서 발전량도 많아져요. 이런 이유로 풍력발전 선진국의 발전탑 높이는 200미터(m)를 넘기도 하죠.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건 바람의 세기겠죠. 풍력발전을 하려면 평균 초속 4m 이상의 바람이 필요해요. 그래서 바람이 많이 불고, 바람이 지나는 길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산꼭데기나 바닷가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거죠.

풍력발전기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자연상태의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니 공해물질이 배출되지 않아요. 석탄이나 석유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면 매연같은 공해물질 배출을 감수해야 하고, 원자력을 이용하면 방사능 걱정이나 핵폐기물 처리문제를 피할 수 없죠.

낙후지역에도 경제성 있는 전력 보급이 가능해요. 육지에서 전기를 생산해 섬 지역에 보내려면 중간중간에 송전탑도 필요하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수중(水中) 선로도 필요하지만 풍력발전기를 세우면 발전과 전기소비가 한 지역에서 이뤄질 수 있어 경제적이죠.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