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제주 해녀의 잠수 능력이 인류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어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한국 해녀의 잠수 행동과 생리학'이라는 논문이 실렸는데요.
연구진은 평균 70세의 제주 해녀 7명이 성게를 채취하기 위해 총 1786회 잠수하는 과정에서 심박수와 허벅지 근육의 산소포화도 변화 등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해녀들이 바다에서 잠수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55분(4시간15분)이었어요. 하루 최대 636분(10시간36분)을 물속에서 보내는 해녀도 있었죠.
바다에서 작업하는 동안 물속에 있는 비율은 평균 55.9%나 됐어요. 이는 인간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에요.
해양 동물이나 반수생(물과 육지에서 두루 생활) 포유류보다는 상대적으로 총 잠수 시간이 적지만, 물속에 있는 비율은 비버와 바다 수달, 뉴질랜드 바다사자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연구진은 해녀들이 평균 0.7m의 비교적 얕은 깊이에서, 평균 11초 동안 잠수했고, 잠수 사이에 평균 8.9초를 쉬었다고 분석했어요. 이 과정에서 해녀들은 심박수 감소와 같은 일반적인 잠수 반응(포유류가 물속에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생리학적 변화)을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잠수 반응 없이도 효율적으로 잠수할 수 있는 특별한 방식을 해녀들이 가지고 있고, 그렇게 오랜 훈련으로 익힌 것으로 풀이돼요.
연구진은 “해녀의 잠수 방식은 짧고, 반복적이며, 짧은 회복 시간을 가진다”며 “이러한 방식은 산소 부족을 일으키지 않지만, 이산화탄소가 쌓이면 운동할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