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생들이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친구 관계와 자주성 면에서는 꼴찌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최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2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15세 청소년들의 인문교양 교육 수준을 분석한 '중등학교 인문교양 수준의 국제 비교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에서 수학 2위, 과학 2위, 국어(읽기) 3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인문교양 수준도 5위, 창의적 사고는 9위, 사고표현은 11위로 꽤 우수한 편이었는데요.
하지만 관계 형성 부분에서는 부모와의 관계가 12위로 떨어졌고, 친구와의 관계는 36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교사와의 관계는 1위를 기록해서 대조적이었습니다.
협업 영역에선 신뢰가 2위, 공감은 12위, 협력은 26위로 각각 차이가 컸습니다. 감정조절 부분에서는 감정표현이 12위, 회복탄력성이 19위로 다소 낮은 편이었습니다.
자아정체성 중에서 독립성은 2위였지만, 주체성은 20위, 자주성은 33위로 하위권이었습니다. 삶의 향유 영역에서는 일상생활 27위, 여가생활 36위, 진로탐색 29위로 대부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보고서는 “한국 학생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학업 성취를 보였지만, 정작 관계 형성과 자아실현 같은 비인지적 영역에서는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어요.
이어 “중학생 시기는 인지·정서·사회성 발달이 결정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로, 자율성과 존엄성을 내면화할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인문교양 중심의 교육을 확대하고, 학생이 자신과 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지호 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