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지구 저궤도 초소형위성을 활용한 금성 관측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금성은 태양보다 지구에 더 가깝게 있는 행성이예요. 지구와 금성이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는 약 4000만㎞죠.
참고로 지구와 화성의 평균 거리는 2억2790만㎞이고, 15~17년 주기로 찾아오는 대접근 때에는 평균거리의 4분의 1수준인 약 6000만㎞로 가까워지죠.
화성이 금성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 인류가 금성보다 화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이유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극악의 환경이기 때문이예요. 금성은 태양과 가까워 표면온도가 460℃나 되고 이산화탄소 가스층이 수천㎞에 달한다고 해요.
우주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금성 장기 관측 프로젝트(CLOVE)를 진행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이 관측용 초소형위성체 제작 업체로 나노애비오닉스를 선정했어요.
나노애비오닉스는 초소형위성 플랫폼을 설계·제작하고, IBS가 국내협력사와 제작하는 과학 탑재체를 통합해 환경 테스트, 발사 서비스 조율, 발사 및 초기 궤도 운용을 담당하게 되죠.
IBS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 행성대기그룹(이연주 CI)은 3년 전부터 CLOVE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며, 내년에 첫 위성인 'CLOVESat-1'을 발사할 계획이예요. 태양 활동 주기(약 11년)를 포괄하는 장기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3년마다 초소형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보내 금성 전체를 15년 동안 장기간 관측하는 임무죠.
나노애비오닉스가 제작하는 CLOVESat-1은 자외선~근적외선 4개 파장대역을 활용하며, 편광 필터를 포함한 총 8개 채널 관측기기를 탑재해요. 금성 관측만을 전담으로 수행하는 우리나라 첫 탑재체죠.
지상 관측소와 연계로 과학자료를 확보해 구름 상단 고도 변동성, 구름 수직 구조, 이산화황 가스 분포, 미확인 흡수체 등 금성 대기 변화를 조사할 예정이예요.
위성 수집 데이터는 며칠 단위부터 수년 사이로 발생하는 변화들을 추적하면, 금성 기후 진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해요. 과거에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던 금성이 현재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 이유, 화산 활동, 태양-대기 상호작용, 행성 기후 변화 등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돼요.
이연주 CI(Chief Investigator)는 “CLOVESat-1 운용 후 더 발전적인 후속 위성들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며 “CLOVESat 시리즈로 기존에는 확보할 수 없었던 지속적인 우주 기반 자료수집이 가능해져 향후 금성 대기 변화, 기후, 지구와의 비교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편,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CLOVESat 시리즈의 관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의 금성 실측선 및 궤도선들인 다빈치(DAVINCI), 베리타스(VERITAS), 인비전(EnVision)과 운용 기간이 겹쳐요. 이들 조사선과 CLOVESat의 동시 관측은 전체 금성 반사율 시간 변화 데이터를 제공하고, 화산 활동 및 지표~구름층 대기 데이터와 상호보완적인 비교 분석을 가능케 해 훌륭한 협업이 될 전망입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