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개발

왼쪽부터 주효진·이정은·양승원 씨, 옥정슬 교수, 황인석 교수
왼쪽부터 주효진·이정은·양승원 씨, 옥정슬 교수, 황인석 교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네요. 방대한 지식을 기계적으로 정리해주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타인의 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대가 된 거죠.

포스텍은 황인석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옥정슬 교수 연구팀이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을 분석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AI 에이전트 '이모싱크(EmoSync)'를 개발했다고 밝혔어요.

'EmoSync'는 '감정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갖는 복합어예요. 이름처럼 AI가 사람들의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 속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이어주죠.

이모싱크는 얼마 전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ACM CHI 2025'에서 시연됐고, 시연된 인터렉티비티(Interactivity) 트랙 74개 연구 중 상위 5%에게 수여되는 '파퓰러 초이스 아너러블 멘션 어워드(Popular Choice Honorable Mention Award)'를 받았어요.

이모싱크는 AI가 각 사용자의 심리적 특성과 감정 반응 패턴을 꼼꼼히 분석한 후, 그 사람만의 경험 세계에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상황을 제시해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직장에서 은근한 차별이나 배제 상황에 놓인 동료의 입장을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 이모싱크는 그 사용자의 과거 경험을 분석해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꼈던 순간'과 같은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죠. 익숙한 경험이라는 렌즈를 통해 타인의 감정을 더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연구팀은 다양한 성장배경과 사회경험을 가진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어요. 실험 결과, 이모싱크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기존에 공감하지 못했던 타인의 경험에 대한 감정 이해도와 공감 수준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어요. 개인 맞춤형 비유적 경험이 실제로 공감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죠.

황인석 교수는 “생성형 AI가 사용자 개개인의 감정 구조를 파악하고, 나아가 특정 감정을 유도하는 개인 맞춤형 경험을 생성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잠재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이는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공감을 유도하는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학문적,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연구 의의를 전했어요.

이번 연구는 황인석 교수가 지도하는 주효진·이정은·양승원 연구팀이 옥정슬 교수와 함께 수행했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