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함께 만든 우주망원경, 전 세계와 관측 데이터 나눠요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선정하고 합성해 공개한 타란툴라 성운 / 천문연 제공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선정하고 합성해 공개한 타란툴라 성운 / 천문연 제공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든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우주에서 찍은 관측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개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 천문학자들도 이 데이터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우주 연구에 나선다고 해요.

스피어엑스는 지난 3월에 우주로 발사됐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우주 관측을 시작했어요. 지구를 약 98분마다 한 바퀴씩 돌면서 하루에 14번 이상 공전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찍은 이미지가 3600장이 넘고, 앞으로 2년 동안 더 많은 사진을 찍어서 3차원 우주 지도도 만들 예정이에요.

이 우주망원경이 모은 데이터는 미국에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의 데이터 센터를 통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공개되고 있어요.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직접 분석할 수 있도록 오류를 제거하고 정리된 상태로 제공돼요. 또 데이터를 처리한 방법도 함께 공개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해요.

스피어엑스는 단순히 우주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에요. 우주의 탄생과 은하가 생성되고 진화하는 과정, 그리고 물과 유기분자(생명체의 구성 성분)가 우주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공개된 이번 첫 자료는 5월 초 약 1.5주 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6000여 장이 포함돼 있어요.

이런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다른 우주 연구에도 함께 사용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NASA의 유명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나, 외계 행성을 찾는 '테스(TESS)' 위성, 그리고 유럽우주국의 '유클리드 미션'과도 연계돼서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 등 우주의 신비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천문학자들도 이 연구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스피어엑스 한국 연구팀은 이미 관측된 이미지 중에서 '타란툴라 성운'이라는 멋진 사진을 새롭게 만들어서 공개했어요. 또 한국 천문학계에서 공모를 받아 모인 120여 개의 연구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 그룹도 꾸리고 있다고 해요.

한국 측 스피어엑스 연구를 이끄는 양유진 박사는 “우리는 지금 관측 데이터를 더 잘 분석하기 위한 추가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천문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