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회 핵시움부산에서 대상받은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을 만났어요

많은 대회 참가 경험이 우승 결실로
“커리큘럼보다 자발적 학습이 중요”
“정형화된 배움서 벗어나야…경험이 큰 자산”
2025 핵시움 부산 시상식에서 맨 마지막 영예의 자리에 오른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
2025 핵시움 부산 시상식에서 맨 마지막 영예의 자리에 오른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

동남권 최초의 전국단위 해킹방어대회 '2025 핵시움(HACKSIUM) 부산'이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어요. 2025 핵시움부산은 지난 6월 28일 온라인 예선에서 30개 팀이 가려진 후,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 모여 사흘간 실력 대결을 펼쳤어요.

2025 K-ICT 위크인부산과 연계해 올해 처음 열린 핵시움부산은 참가 조건으로 4인 1팀을 구성하되 2인 이상은 동남권 대학 재학생 또는 거주자를 포함하도록 해 지역 보안 인재 발굴에도 이바지하고자 했죠.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30개팀이 벡스코에서 사흘간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아 대상을 받았어요.

포항공대 이원기, 숭실대 김희찬, 숭실대 이서준, 청주대 서종찬 학생이 의기투합한 이 팀은 앞서 다수 해킹방어대회에 참가하며 쌓은 경험이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밝혔어요. 보안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이죠.

행사장에서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팀을 인터뷰했어요.

2025 핵시움 부산에서 우승한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 이원기, 김희찬, 이서준, 서종찬(왼쪽부터) 학생.
2025 핵시움 부산에서 우승한 '핵비싼슝슝이의오리고기' 팀 이원기, 김희찬, 이서준, 서종찬(왼쪽부터) 학생.

- 팀명이 독특하네요.

◇김희찬=팀원 가운데 두 명은 보안 기업 티오리(Theory) 소속이고, 두 명은 화이트햇 해커팀 'H4C' 소속입니다. 숭실대는 마스코트인 '슝슝이'가 유명하죠. 이들 단어에서 연상해 H4C에서 '핵', 숭실대의 '슝슝이', 티오리에서 '오리'를 따서 팀 이름을 지었어요.

-핵시움 부산 출전 계기는.

◇이원기=제가 울산에 거주하고 있어 먼저 정보를 접하고 희찬이에게 알려주면서 팀을 꾸리게 됐어요. 네 명 모두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종찬이가 밀양 출신이라 참가 조건에도 딱 맞았죠.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어요.

◇김희찬=특별히 이 대회만을 위해 준비했다기 보다는 다른 여러 대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마침내 좋은 결실로 이어진 것 같아요. 팀원 중에 작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해킹대회 '데프콘(DEFCON)'에 참가했던 친구도 있어요.

-대회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서준=1일차에 계속 붙잡고 있던 문제가 기억에 남아요. 인터넷 환경이나 대회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문제였죠. 오후 5시 마감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던진 쿼리에 드디어 반응이 와서 답을 받고 보니 5시 1분이었어요. 배점이 가장 높은 문제였는데 1분 차이로 득점 인정이 안 돼 무척 아쉬웠어요.

-모든 팀이 대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요.

◇서종찬=지역에서 이런 큰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예요. 기회가 된다면 같은 팀으로 또 출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이원기=지금은 이게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걸 생각해본 적 없어요. 당분간 보안 분야에 매진할 계획이예요.

◇김희찬=저는 개인적으로 죽을 때까지 연구하는 게 꿈이예요.

◇이서준=IT 업계에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고 싶어요.

◇서종찬=디지털 포렌식과 침해사고 대응 공부를 꾸준히 해온 만큼 관련 전문가로서 한국의 정보보호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예요.

-해커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김희찬=보안이나 해킹에 정해진 커리큘럼은 없다고 생각해요. 틀에 잡힌 배움 말고 해커는 해커답게, 자유분방하게 공부하고 싶은 걸 찾아서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원기=정규 교과과정에는 컴퓨터 관련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예요. 뭐든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저만 해도 대학 입학하고 해킹을 처음 접했어요.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있다면 지금 시작해 늦지 않아요.

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