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극 그린란드에서 과학자들이 아주 특별한 생명체를 발견했어요.
바로 물곰이에요. 물곰은 정말 작아서 몸길이가 1mm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동물이죠.
곰처럼 생긴 건 아니지만, 짧은 다리로 느릿느릿 걷는 모습이 귀여워서 사람들이 '물곰'이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물곰은 '지구 최강 생명체'라고 불릴 정도로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불처럼 뜨거운 환경이나 얼음처럼 차가운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심지어 우주에서도 생존했다는 실험 결과가 있을 정도랍니다.
흥미롭게도, 물곰은 위험한 상황이 오면 스스로 대사 활동을 멈추고 잠자기 모드(휴면 상태)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고 하니, 그 능력이 정말 독특하고 경이롭죠.

2019년, 북극에서 확보한 이 물곰은 기존에 알려진 물곰들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종류로 밝혀졌어요.
과학자들은 이 물곰에게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이름은 조금 어렵지만, 이 물곰은 다른 물곰에 비해 입이 컵 모양으로 크고 특이하게 발달해 더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다고 해요.
그란디쿠풀라는 큰 컵이라는 뜻이에요. 컵처럼 생긴 물곰의 입을 보면 이런 이름이 딱 어울리죠.
더 놀라운 사실도 있어요.
과학자들이 이 물곰을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머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머리 한가운데에 아주 작은 감각기관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 감각기관은 머리 중앙에 자리 잡고 있고, 주변에 작은 구멍 8개가 원처럼 둘러싸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다른 물곰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특별한 구조라 과학자들도 이 독특한 구조에 호기심을 느꼈어요.
이 감각기관의 모양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삼엽충이나 새우 같은 고대 동물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물곰이 과거 다른 동물들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물곰의 진화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거라고 말했어요.
연구 결과는 7월 초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도 실렸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